도서 서평

[서평]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음악은 여전히 / 이윤석 산문집

라떼망 2026. 9. 9. 15:0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바쁨 속에서 문득 멈춰서면 모든 것에 무미건조해질 때가 있다. 그렇게 무미건조할 때 내가 하는 몇가지가 있다. 독서, 음악들으면서 런닝, 영화관가서 혼자 팝콘 왕창 먹으면서 영화보기!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음악들으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듣기 좋은 이 계절에 이 책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음악은 여전히>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하모니카를 진심으로 오랫동안 사랑해 온 이윤석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한 예술가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또 어떤 얻음이 있을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작!

저자 이윤석은 조금은 생소한 하모니시스트로 클래식 음악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본인만의 길을 고민하고 걸어온 연주자이다. 하모니카라는 조금은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 하모니카 대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하모니카의 가능성을 넓혀 가고 있는 음악가이다.

책은 작가의 프롤로그로 시작해 총 4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가로서 점점 성장하는 선택의 발자국부터 삶과 음악이 서로를 닮아가는 과정까지를 차분히 이야기해 준다.

 
 

첫 파트에서는 음악을 시작하면서 만난 스승과의 이야기, 재능과 노력 사이에서의 갈등과 고뇌, 그리고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겪어야 했던 여러가지 고민과 음악에서조차도 겪게 되는 '권태'에 대해 다루며 예술가 역시도 나처럼 평범한 일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구나를 알 수 있어서 조금 더 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파트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러 있는 대기실에서의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독주회를 준비할 때 가장 오래 공들이는 '첫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연주자에게 '첫 소리'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알게 되고 내 인생에서의 여러가지 첫 시도들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대학 면접, 첫 직장 자기소개 등등 옛 기억에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세번째 파트는 마음이 닿는 순간이라는 주제로 관객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주할 때 관객과의 호흡,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관객들 호응의 다름, 특히 일본의 조용한 박수는 인상적이었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적막한 졸업 연주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그 이후 겪은 텅 빈 객석들을 통해 음악은 결코 혼자 완성할 수 없다는 소중한 진리를 배웠다는 부분을 읽으며 굉장한 공감을 했다.

네번째 파트는 음악적 개념을 삶으로 확장시켜 AI가 많은 것을 대체하는 요즘 연주만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이 깃들어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AI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AI는 오차없는 완벽한 곡을 연주할 수 있지만 과연 그 연주에 진심으로 마음을 열 관객이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을 읽고나서 제일 기억이 많이 남는 부분이 '불완전함의 가치'에 대한 것이다. AI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연주를 할 수 있지만 과연 그 연주가 관객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까? 조금은 불완전하더라도 연주자의 소리와 마음이 담긴 인간다움이 깃든 연주가 아마도 더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의 삶도 완벽할 수 없기에 순간순간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고 걸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아름다운 악보가 완성되 있을 것 같다는 두근거림을 갖게 되었다.